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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을 넘는 마음, 세상을 잇는 연구

박사후연구원(Postdoctoral researcher).
박사학위를 마친 뒤 독립 연구자로서 경력을 쌓는 사람들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명 ‘포닥’으로 불린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Post-Doc. 성장형 연구지원’ 사업에 선정돼 UNIST에 연구의 둥지를 튼 두 명의 청년 연구자를 지난 9월 말 만났다. 한 지도교수의 제자였다가, 이제는 그 스승과 ‘나란한 길 걷기’에 나선 정학순 박사와 김소연 박사의 차분하면서도 들뜬 표정은 긴장과 기대를 고스란히 품고 있었다. 그 가운데 전해지는 연구에 대한 열정은 마치 ‘새내기’처럼 반짝였고, 그 빛은 연구를 향한 순수한 믿음과 설렘으로 이어지는 듯했다.


Infra ①

3D 프린팅으로 빚어낸
반도체 패키징의 새로운 지평


정학순 박사 (전기전자공학·화학공학 전공)

정학순 박사는 그간 신소재, 화학, 전기전자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섭렵하며 자신의 지평을 넓혔다. 그리고 이제 그 기반을 기반으로 고방열 반도체 패키징에 도전하고 있다. 기존의 높은 진입 장벽을 AI 기반 설계와 정밀 3D 프린팅으로 허물고, 유연한 맞춤형 하드웨어 제작의 새 지평을 열어 가는 중이다. 이 기술은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UNIST라는 최적의 환경에서 그는 그 미래를 만들어간다.

  • Words. 편집실   Photographs. 전경민
통찰의 발자취와 융합의 소명

다양한 반도체가 개발되며 우리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자기기는 소형화되면서도 성능이 향상됐고 아주 작은 스마트폰으로도 실시간 글로벌 소통이 가능하게 됐다. 그 밖에 인공지능과 스마트 모빌리티 등 산업 및 기술의 발전, 재생 에너지 또한 반도체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런 반도체의 개발 배경에는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결국 패키징 같은 하드웨어의 혁신이 있다.
알다시피 반도체 칩 자체는 매우 얇고 깨지기 쉽다. 손톱보다 작은 크기에 수많은 미세 회로가 들어간다. 이 칩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으면 우리가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에 많은 문제가 생긴다. 패키징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물론 전기적 연결과 신호 전달, 열 방출 및 냉각 등을 위해서도 패키징은 필요하다. 최근에는 단순히 칩을 보호하고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패키징 자체가 칩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이 되고 있다.
정학순 박사가 다루는 연구가 바로 이 패키징 기술이다. 특히 정 박사는 인공지능(AI)과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고방열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개발할 계획인데 전기전자공학과 화학공학을 융합한 독특한 연구 스타일이다. 이런 융합 연구가 가능한 데에는 신소재공학, 화학공학, 전자공학 등 다양한 학문을 관통해온 그의 학문적 배경이 자리한다.
남들은 까다로워하는 경계 넘기도 그에게는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이질적인 지식의 영역을 관통하며 얻은 다학제적 통찰을 무기 삼아 그는 고방열 반도체 패키징 분야에 혁신적인 해법을 제시하려고 한다. 정 박사는 그 가능성을 인정받아 올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Post-Doc.(박사 후 연구원) 성장형 연구지원’ 대상에 선정됐다. 정 박사의 연구 여정은 한 편의 지적 성장 드라마와 같다. 어릴 적 TV 다큐멘터리 속 기술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신소재공학을 선택했고, 대학원에서는 화학공학,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는 전기전자공학을 전공하며 지식의 지평을 꾸준히 넓혀왔다. 특히 학부 시절, 어렵지만 해답을 찾는 순간 우주의 원리를 엿보는 듯했던 열역학에 대한 깊은 탐구심은 그에게 물리적 현상에 대한 심원한 통찰을 길러주었다. 그는 “어려운 이론일수록 그 안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보편적인 진리가 숨어 있다”라며, 이러한 끈질긴 탐구심이야말로 융합 연구라는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는 나침반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시대의 과학기술 발전을 ‘융합의 필연’으로 정의한다. 하나의 분야만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려운 시대이며, 이제는 서로 다른 학문적 관점이 부딪히며 일으키는 창조적인 마찰 속에서만 진정한 ‘퀀텀 점프(Quantum Jump)’가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정 박사는 자신이 겪었던 다학제적 어려움, 즉 각 학계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설득하고 관철해야 했던 과정이 오히려 연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회고한다.
“기존에 바라보지 못했던 문제를 완전히 새로운 관점으로 해결할 때 오는 매력은 그 무엇보다도 컸습니다.”
이런 그의 대답에는 융합 연구를 향한 뜨거운 소명 의식이 느껴진다.

고방열 반도체 패키징 구현

AI 반도체 시대를 맞아 우리는 하드웨어 혁신 없이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어려운 기로에 섰다. 고성능 칩이 쏟아내는 엄청난 열은 기술 발전의 뜨거운 족쇄와 같은데,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패키징 기술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기존 반도체 연구는 전주기가 논스톱으로 이뤄져야 하는 높은 진입 장벽을 가지고 있어, 연구실이나 소규모 스타트업의 혁신을 가로막는 무거운 커튼이었다. 최첨단 공정 장비의 부재와 높은 비용은 작은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정 박사는 이 족쇄와 커튼을 걷어내는 해법을 3D 프린팅에서 찾아냈다. 그는 3D 모델만 있으면 원하는 입체 구조를 만들 수 있는 이 기술에서 어린 시절 레고 블록을 가지고 놀던 창조적 즐거움을 재발견했다고 말한다. 3D 프린팅은 정교하지만 경직돼 있던 기존 방식과 달리, 필요한 부분만을 유연하게 축조하는 창조적 자유를 선사한다. 그 덕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 가능하게 됐다. 연구의 민주화를 앞당길 핵심 동력인 셈이다.
그의 연구는 인공지능(AI) 기반 설계 최적화와 결합된 3D 프린팅을 통해, 열 방출 성능을 극대화하는 맞춤형 고방열 반도체 패키징을 구현한다. 이 기술은 반도체 하드웨어 설계에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며, 기술 접근의 민주화를 앞당길 잠재력을 가진 게임 체인저다. 이 연구 결과는 단지 하나의 기술 개발을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혁신 속도를 가속화할 숨겨진 조각이자 미래 기술의 청사진이 될 것이다. 정 박사는 이 기술이 고가의 장비와 공정 없이도 아이디어의 신속한 구현을 가능하게 하여, 연구실 기반의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UNIST라는 캔버스 위에서

정 박사는 UNIST 캠퍼스에 들어섰을 때 가막못을 중심으로 조성된 밀도 있는 환경에서 학문적 집중력의 에너지를 느꼈다고 한다. 특히 반도체 연구에 필수적인 최첨단 분석 및 공정 장비가 집약된 연구장비교육·지원처는 다른 연구 환경에서는 쉽게 누릴 수 없는 ‘최적화된 인프라’라며 격찬한다. 또한 “연구의 속도와 질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UNIST의 환경은 젊은 연구자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축복”이라고 말한다.
더불어 UNIST의 개방적인 연구 문화는 그의 융합 연구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있다. 공동연구와 공개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시각을 수용하려는 UNIST의 노력은 그에게 폐쇄적인 사고의 틀을 깨고 끊임없이 경계를 넘나들 용기를 심어주었다.
정 박사는 졸업 이전부터 공동연구를 통해 UNIST와 인연을 맺어 행정적·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 환경에 이미 익숙해졌다. 그는 이러한 협동적인 태도가 향후 그가 독립된 연구자로서 ‘기존에 없던 창의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심리적 자본이 될 것이라 믿고 있다. UNIST의 유연하고 역동적인 연구 환경은 정 박사와 같은 융합형 인재가 꽃을 피울 수 있는 비옥한 캔버스가 되고 있다. 그는 UNIST가 지속적인 시설 투자와 학생 인턴십 기회 확대를 통해 더 훌륭한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후배들에게 불어넣을 도전의 바람

정 박사는 ‘Post-Doc. 성장형 연구지원’ 사업에 선정된 덕에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전공의 경계를 넘나들며 쌓아온 역량을 인정받은 이 기회는 그에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박사후연구원’이라는 위치가 가질 수 있는 환경적 부담감을 덜고, ‘정말 하고 싶은 연구’에 몰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한 연구자에게 주어질 수 있는 가장 귀한 선물이다.
그의 궁극적인 포부는 단순히 연구 성과를 넘어선다. 그는 장차 교원이나 연구원으로 자리 잡아 도전적인 연구를 계속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 자신과 같은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후배 연구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선구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자신을 지도한 권지민 전기전자공학과 교수의 존재를 언급했다. 학생 때부터 자신을 동등한 연구자로서 존중하고 신뢰해준 덕에 자신이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이러한 존중의 문화가 UNIST의 젊은 과학자들이 성장하는 데 큰 자양분이 될 것이라 강조했다.
정 박사의 융합적 통찰과 끊임없는 도전 정신은 UNIST가 미래 과학기술 혁신의 최전선에서 빛나는 이유가 될 것이다. 그의 연구는 하드웨어 기술의 새로운 지층을 다지고 있다.

Infra ②

희망의 씨앗을
심습니다


김소연 박사(생명과학 전공)

김소연 박사는 어릴 때부터 무엇이든 관심이 생기면 파고드는 걸 좋아했다. 천생 ‘연구자 체질’이었을까. 파고들수록, 연구하면 할수록 그의 관심은 줄곧 근원적인 질문을 향해 있었다. “인간은 왜 다양한 질병에 걸릴까? 어떻게 하면 치료할 수 있을까?” 그 거대한 벽을 이해하고자, 그리고 마침내 넘어서고자 정진했다. 덕분에 그는 올해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Post-Doc. 성장형 연구지원’ 사업에 선정됐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김 박사. 그는 여전히 거대한 벽 앞에서 궁리하고 또 그 너머를 꿈꾼다.

  • Words. 편집실   Photographs. 전경민
탐정 놀이 같았던 탐구, 그리고 연구

시각은 인간의 삶의 질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명이라는 절망은 단순한 신체 기능의 상실을 넘어, 개인의 삶 전체를 고립시키는 암흑의 영역과 같다. 특히 망막은 우리 몸에서 빛을 감지하고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기관이다. 망막 세포는 쉴 새 없이 일하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미토콘드리아는 이러한 망막 세포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김 박사는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세포가 활동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할 뿐 아니라 세포 사멸, 활성산소 조절, 면역 반응 등 다양한 기능으로 암과 당뇨 같은 대사질환과 신경질환, 희귀 유전질환 등 인체 질환의 핵심 조절자로 작용하죠. 그렇기에 망막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실명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난치성 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연구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난제에 속한다. 김 박사는 이 난제를 파헤치는 집요한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그의 연구는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현 치료법의 한계를 넘어 상실된 시력을 복원하는 근본적인 치료의 길을 여는 것이다. 김 박사의 이러한 연구 여정은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지적 호기심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그는 궁금증을 해소하는 과정을 ‘탐정 놀이’에 비유하며 이렇게 회고했다.
“어려서부터 생명과학에 큰 흥미를 느꼈는데, 관심 있는 주제를 파고들어 탐구하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만족할 만한 답을 찾을 때까지 배우고 알아내야 했죠. 그러한 과정 자체가 제게는 마치 탐정 놀이처럼 큰 즐거움이었죠.”
이러한 본능적인 호기심과 끈기는 성인이 돼서도 ‘왜 인간은 난치성 질환을 겪을까? 그리고 왜 완벽하게 치료할 수 없는가’라는 존재론적 질문으로 이어졌다. 이 질문은 그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고, 과학자로서의 숭고한 소명 의식을 불태웠다. 김 박사는 이 질문의 답을 세포 내 작은 소기관인 미토콘드리아에서 발견했다. 미토콘드리아가 단순한 ‘에너지 공장’이 아니라, 세포의 생과 사, 면역 반응 등을 조절하는 ‘생명의 지휘자’임을 깨달은 것이다. 그는 난치성 질환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규명하는 연구야말로 인류의 삶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가장 도전적이고 가치 있는 길임을 확신하고 연구에 몰입했다.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이상이야말로 질환의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뿌리임을 직감하고, 그 뿌리를 제거할 방법을 찾고 있다.

지연이 아닌 완전한 회복을 목표로

현대인의 생활 습관 변화는 당뇨망막병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낳고 있으며, 이는 젊은 층까지 실명의 위협을 확산시키고 있다. 임상 심리 연구 결과에서도 시각 상실은 극도의 두려움을 유발하며 우울증이나 사회적 고립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을 포함한 대부분의 난치성 망막질환은 결국 실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은 시력 손실을 ‘지연’시키는 소극적인 역할에 머물 뿐, 근본적인 회복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수많은 환자가 희망 없는 ‘느린 퇴보’를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은 연구자로서 김 박사에게 큰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김소연 박사는 여기에 미토콘드리아라는 새로운 ‘빛’을 비춘다. 그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이상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파헤쳐 질환의 진행을 멈추는 것을 넘어, 손상된 시력을 실질적으로 복원할 수 있는 치료제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의 연구는 단순한 과학적 발견을 넘어, 수많은 환자에게 ‘다시 빛을 보게 되는’ 기적을 선사할 의학적 구원의 잠재력을 품고 있다.
나아가 그의 연구는 확장성이 풍부하다. 당뇨망막질환에서 확립된 미토콘드리아 조절 기전을 레버씨 증후군(미토콘드리아 DNA 변이에 의한 유전 질환)이나 노인성 황반변성 같은 다른 난치성 망막질환에도 적용해 미토콘드리아 기반 치료의 범용적인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한다. 이는 인류의 시각 건강을 위협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통합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다. 김 박사는 “궁극적으로 질환 지연을 넘어, 완전한 회복이라는 새로운 서사를 의학계에 쓰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그의 연구는 단순히 세포를 연구하는 것을 넘어,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시키는 길을 찾고 있다.

UNIST는 따뜻한 둥지

석사부터 박사후연구원까지, UNIST에서 오랜 시간 연구를 이어온 김소연 박사에게 이곳은 ‘따뜻한 둥지’이자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 UNIST에서 오랜 시간 한 우물을 파는 동안 “한 우물을 깊게 파다 보면 결국 새로운 샘을 발견하게 된다”라는 연구의 진리를 온몸으로 체득했다. 연구 환경의 연속성 덕에 정체성을 잃지 않고, 오히려 난제를 끝까지 붙잡는 집요한 태도를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것이 연구자로서 그의 정체성이 되고 있다. 이제 그에게 UNIST는 연구 역량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나 다름이 없다.
“학생일 때는 안전한 둥지였지만, 지금 UNIST는 저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무대입니다. UNIST가 제공하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연구 열정 가득한 동료들의 존재는 제가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단단한 기반이 되고 있어 다행이에요.”
그는 자기를 증명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교와 구성원에 고마움을 표현한다. 특히 연구를 뒷받침하는 물적·인적 자원이 풍부한 UNIST는 복잡하고 정밀한 생명과학 연구를 지속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그는 박사 과정 동안 뚜렷한 성장을 체감했고, 박사후연구원 과정에서는 한층 더 주도적이고 성숙한 연구자로 거듭나 UNIST의 자랑이 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희망의 토대를 구축하다

이번 ‘Post-Doc.(박사후연구원) 성장형 연구지원’ 선정은 김소연 박사에게 ‘내가 독립된 연구책임자로 설 준비가 되었음’을 공인받은 순간이었다고 말한다. 과제 제안서를 쓰며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으며, 이 기회를 통해 ‘노력하면 길이 열린다’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리를 다시 한번 가슴에 새겼다고. 이 과제는 그에게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적 자유를 선사하며, 난치병 연구라는 험난한 여정에서 가장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다.
그의 궁극적인 포부는 단순히 연구 성과를 넘어, 난치성 망막질환 치료에 기여하는 견고한 ‘사회적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더 나아가 환자와 가족들의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는 데 이바지하고, 후배 연구자들에게 도전의 가치를 증명하며,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난제를 해결하는 연구자의 모범이 되는 선배의 역할을 하고 싶다는 소명 의식을 내비쳤다.
김 박사를 지도한 생명과학과 강병헌 교수는 그에게 고마운 존재다. 학생 김소연이 아닌 ‘연구자 김소연’으로 대하며 평소 주도적인 연구 자세를 강조했다고. 그가 지금 독립된 연구자로 성장한 데는 강병헌 교수의 공이 크다고 말한다.
이제 김 박사는 후배 연구자들에게 자신이 평생 품어온 도전의 가치를 보여주고 싶어한다.
여태껏 그래왔듯 호기심과 지치지 않는 끈기로 난치성 망막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면, 이는 UNIST에도 밝은 미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그는 지금, 우리 모두를 밝게 비춰줄 희망의 씨앗을 심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