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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개체식별 기술,
국제표준 도입에 앞장선다


파이리코 양이빈 대표(경영과학부 13)

UNIST에서 출발한 펫테크 스타트업 ‘파이리코(PIRECO)’는 ‘다중 바이오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기술 표준’을 이용한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반려동물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이때,
보호자가 반려동물을 안전하게 보호하게 하고 입양 및 양육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방지하는
이 혁신 기술의 국제표준화를 주도하게 됐다.
출생부터 이력 관리까지 체계성을 보장한다

“파이리코는 쉽게 말해 ‘개민증’을 만들어 드리는 모바일 비문인식 기술을 제공합니다. 이 인증이 있으면, 보호자에 대한 정보부터 질병과 활동 이력까지 확인할 수 있죠. 반려동물에 대해 잘 이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매칭해주는 것이 사업의 핵심입니다.”
주민등록번호 조회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를 기관별로 공유할 수 있듯, 개민증도 마찬가지다. 인간에게 지문이 있다면 반려동물에게는 비문이 있고, 이러한 생체정보를 통해 개체식별이 가능하다. 파이리코는 이러한 비문인식 기술을 개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상용화하고, 국가 동물등록제에 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국제표준 제의에 이르렀다.
“기존의 국가 동물등록제는 반려동물의 피하에 칩을 삽입하는 ‘내장형 칩’ 또는 목걸이 형태의 ‘외장형 펜던트’로 등록해 왔는데요. 내장형 칩은 부작용을 걱정하는 보호자가 많고 외장형 펜던트는 분실 위험이 있어 활성화의 한계에 봉착한 상태입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실시하는 동물등록제는 내장형 칩이 가장 대표적이다. 다만, 몸속에 이질적 물체를 삽입하는 것이라 부작용 여지가 높다. 외장형 펜던트의 경우 국내에서만 활용되고 있어 국제표준 규격이 없고, 따라서 타국에서 호환이 불가해 해외여행 준비 시 내장형 칩을 시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면서도 안전하고 영구적인 방법을 고심하다 고안한 것이 바로 비문인식이다. 부작용도 분실 위험도 없을뿐더러 간편성과 정확성을 확보하고 있어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에게 안전하다. 입양할 때 반려동물의 질병 이력을 일부러 누락시키는 사기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특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고, 별도 장치 없이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동 촬영할 수 있어 경제적이면서도 실효성이 높다.
비문을 활용한 생체 인식 아이디어는 파이리코 공동대표인 김태헌 대표에게서 나왔다. 김태헌 대표가 UNIST 반려동물 봉사단체를 이끌던 당시 알게 된 수의사의 자문이 주효했다. 덕분에 일반인은 잘 모르는 비문의 특징에 대해 알게 됐고, 반려동물에게 안전한 방향이 무엇인지도 고심하게 됐다.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흔히 사용하는 홍채인식 방식도 강아지에게 활용할 수 있지만 백내장, 녹내장과 같은 질환 발병 위험이 크다. 따라서 영속성을 가진 비문이 최적의 방법이다.

5초면 끝나는 반려동물 생체인식
반려동물의 코에는 사람의 지문처럼 고유한 생체정보 ‘비문(코주름)’이 존재한다. 파이리코의 기술을 활용하면 간단하게 비문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신원을 등록, 인증할 수 있다.
비문인식을 활용한 파이리코의 반려동물 개체식별 기술이 UN 국제표준이 된다.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배경

국제표준은 특정 기술을 도입할 때 전 세계가 준수하도록 적용되는 ‘권고’, ‘가이드’다.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다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에 영향을 끼치는 범용성의 의미를 띈다.
“매년 반기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 국제표준제정을 위한 국가대표단을 선정합니다. 이 국가대표단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국제회의에 참석하는데요. 수십 년간 국제표준 프로젝트를 진행해 오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김재성 박사님께서 저희 파이리코를 해당 표준그룹에 참여할 수 있게 이끌어 주셨습니다.”
김재성 박사와 파이리코는 비문인식을 활용한 국제표준을 공동 제안했고, 파이리코의 기술적 노하우를 표준문서에 가감 없이 녹아내며 UN 국제표준 기술로 사전 채택되는 세계 최고의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단일 기업이 세계 공통 기술 규격의 표준을 만들었다는 것은 독점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표준 제정을 위해 업계 내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파이리코는 국내 비문인식 기업과의 기술적 논의를 통해 공통으로 적용하는 최소 요구사항을 구체화했다. 파이리코가 주축이 되어 국내 비문 및 바이오인식 기술의 요구사항이 규격화됐고, 파급력 있는 국제표준을 완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제표준으로 기술이 채택된다는 것은 모든 나라에 기술의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반려동물에 대한 거버넌스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각국의 법제처가 해당 표준을 근거로 기술 도입 여부를 논의할 수 있도록 입법 과정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비문인식이 국제표준을 획득했다는 점과 더불어 동물 친화적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는 만큼, 대다수 국가에서 동물등록제에 이 기술을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합니다.”
양이빈 대표는 표준을 바탕으로 비문인식 기술이 법제화되면 이를 중심으로 동물병원, 펫보험, 반려동물 플랫폼 등으로 사용처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려동물 양육에 있어 대체할 수 없는 기술이 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 UNIST에서 출발한 펫테크 스타트업 ‘파이리코’가 ‘다중 바이오인식 기반 반려동물 개체식별 기술 표준’으로 반려동물에 대한 거버넌스를 바꿔가고 있다
  • 파이리코의 모바일 비문인식 기반 반려동물 이력 관리 솔루션은 세계 최초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 데이터 관리의 일인자가 될 그날까지

UNIST에서 시작돼 꽃을 피운 파이리코. 경영과학부에 재학했던 양이빈 대표는 창립멤버는 아니다. 파이리코 창업자인 김태헌 대표의 제안으로 2022년 3월 회사에 합류했다. 그전까지 UNIST의 대표 스타트업인 ‘클래스 101’의 미국 진출을 담당했고, 실리콘밸리 유망 스타트업인 ‘스픽이지랩스’의 한국 시장 개척을 담당해 왔다. 양이빈 대표는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각국의 문화를 조율하고 시장에 맞게 사업 환경을 구축했다. 스케일업을 달성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그는 김태헌 대표가 삼고초려로 영입한 경영 전문 인사다. 양이빈 대표 역시 파이리코의 비전에 매료됐기에 김태헌 대표의 열정에 힘을 보태 파이리코의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현재 군 대체복무로 잠시 자리를 비운 김태헌 대표를 대신해 파이리코의 성장세를 이어 가고 있다.
“항상 어떤 포지션을 맡든 ‘내 회사’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했던 것이 이 자리까지 오게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내 회사를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 키워가고 싶다’라는 갈망이 파이리코로 발걸음을 향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2018년 9월 UNIST 유니스파크에 입주하며 첫발을 내디딘 파이리코. 예비창업패키지(前 오픈바우처), 초기창업패키지, 디딤돌R&D, 데이터 바우처, TIPS 프로그램, IP R&D,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기술 역량을 쌓으며 현재까지 약 9억 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세계 최초 모바일 비문인식 기반 반려동물 이력 관리 솔루션으로 세상의 시선을 끌고 있는 이들은 더 큰 꿈을 꾼다. 바로 ‘개민증’을 이용한 반려동물 이력 관리의 일인자가 되는 것. 이로써 반려동물의 입양 문화와 양육 행동 양식 자체를 바꾸고 싶다는 포부를 전한다.
“비문인식 데이터를 이용해 동물병원에 접수하고, 해외여행 시 반려견의 비문인식 데이터를 제시하는 모습이 당연해지는 날을 맞이하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행동 양식에 변화를 일으키는 기업이라면 펫테크 분야의 유니콘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