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__
미나리 장학금은 2015년에 기획되어 16년부터 1년에 한 번씩 수여하고 있습니다. 보통 과기원에 다니는 학부생들은 장학금의 혜택을 받아 학비 걱정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1학년 2학기부터 장학금이 학점과 연동돼 반액만 받거나 그보다 더 적은 금액을 받거나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이 중에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학생들도 있지요.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내 편의점이나 구영리 카페에서 알바를 두세 개씩 하는 학생들이 실제로 있음을 알게 됐고, 좀 더 안정된 환경에서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그 학생들을 돕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미나리 장학금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금은 새내기학부가 있고 1학년의 생활과 학사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만, 2015년에는 그 업무가 기초과정부(현 인문학부)에 있었습니다.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할 수 없으니 우리가 담당하고 있는 1학년이라도 돕자 하는 마음이었었고, 1학년 2학기 때 장학금을 놓친 학생들에게 가정형편을 고려해 2학년 1학기 봄에 수여하고 있습니다. 햇수로 벌써 7년이 됐네요. 참, 당시 기초과정부에 석좌교수로 계셨던 김홍오 교수님께서 미나리 장학금의 이름에 의미를 부여해 주셨습니다. “미래를 이끌 나라의 리더”라고요 (그러면 발음이 “미~나리”가 되려나요?). 또 미나리는 언양의 특산물이 아니겠어요? 학교에서 파릇파릇 자신의 싹을 틔워가는 신입생들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A. __
미나리 장학금은 기초과정부-인문학부 전ㆍ현직 교원 아홉 명의 참여가 있었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은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처럼 그 이름을 밝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기부자 중 故 이재형 석좌교수님은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18년 이재형 교수님이 학교에서 은퇴하실 때 천만 원을 쾌척해 주신 덕분에 올해까지 생각보다 큰 규모로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재형 교수님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연구실을 정리하실 때 저를 부르셨습니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미나리 장학금에 기부하고 싶으니 필요한 학생들에게 써 달라고 하시면서 1,000만 원을 현금으로 건네주셨습니다. 해서 어떻게 이런 큰 기부를 하시게 되었나 여쭤보았더니 “학교에서 받은 게 많았어요”라고 하시며 웃으셨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제가 이재형 교수님을 뵌 마지막이었습니다. 깨끗하게 정리된 연구실을 배경으로 큰 금액의 현금이 제 손에 들려 있는 장면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하는 기분입니다. 천진난만하게 웃고 계신 물리학과 노교수님에 관해 아는 것이 없어서 너무 죄송했고 또 손에 들린 장학금이 무거워서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
아마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실 것 같은데 교수님께 장학금 잘 이어가고 있다고 교수님이 마음 써 주신 덕분에 여러 학생이 격려를 받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A. __
사실 이 인터뷰에 응하게 된 이유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앞서 말씀드린 이재형 교수님을 추억하기 위함이고 또 하나는, 학내의 선한 영향력이 다른 선한 영향력과 이어지기를 바람입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격언도 일리가 있습니다만 이러면 오른손은 왼손을, 왼손은 오른손을 모를 수가 있습니다.
하여 오른손을 내밀어 다른 사람의 왼손을 잡고 또 다른 사람이 오른손을 내밀어 또 다른 사람의 왼손을 잡는...그런 식으로 학내의 선한 영향력이 조금씩 눈덩이처럼 커지면 좋지 않을까요? 저는 이재형 교수님을 뵙고 그래도 살아갈 만한 세상이라고 느꼈었는데 이재형 교수님의 일화를 읽은 분들도 저와 같이 느끼셨다면 더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발전기금팀은 11월부터 정기 기부 활성활를 위하여 ‘매월 만원, 지적인 기부'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캠페인 초기임에도 30건 이상 신규 발전기금 약정이 이루어지며 그동안 학교를 사랑하는 교직원, 학생 및 동문의 유니스트에 대한 사랑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발전기금팀에서는 기부에 참여할 경우 기념품으로 독서링과 컵받침겸탁상용 자석을 제공하여 기부 문화 활성화의 취지를 확산시킬 계획이다.
교직원, 동문, 학부모 등 유니스트를 응원하는 모두의 마음을 십시일반 모아 운영하는 해당 기금은 유니스트의 청춘들이 조금이나마 마음 놓고 공부하고, 유니스트 연구진들이 걱정 없이 도전적인 연구를 시작하는 큰 울타리가 되어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스트 발전기금팀에서는 교내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한 캠페인으로 ‘먹는 즐거움, 마시는 즐거움, 기부의 즐거움’이 함께한 와인&치즈 세트를 판매하며, 소정의 수익금을 유니스트에 기부할 수 있는 특별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한달여간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행사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200여 세트가 판매되며 교내 구성원의 애교심과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 시간으로, 발전기금팀에서는 함께 참여해주신 모든 구성원들께 다시 한번 더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