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Turn Your Soul!”
UNIST 댄스동아리 ‘유턴’

춤이 주는 카타르시스는 춰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어려운 동작을 해내고, 함께 합을 맞추면서 느끼는 즐거움은 오직 춤을 추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특권이다. 바로 이 매력에 빠져 연습에 몰두하는 UNIST 유일무이한 댄스동아리 ‘유턴’을 만났다.
코로나학번의 날개짓

창단 14년의 역사를 가진 동아리 ‘유턴’은 1학년부터 대학원생까지 활동하고 있는 UNIST 대표 댄스팀이다. 1~2학년을 활동기수라고 해서 22명의 부원이 활발히 활동 중이며, 그 외 3, 4학년을 포함해 대학원생, 졸업한 선배들까지 시간이 될 때마다 연습이나 공연에 참여하고 있다. 춤을 추는 동아리답게 모이기만 하면 왁자지껄 흥이 넘치지만 지난 2년간은 유턴 특유의 에너지를 표출할 데가 없었다.
“지금 활동기수인 13, 14기들은 코로나학번이라고 해서 대면 활동에 제약이 많았어요. 사실 댄스동아리의 핵심은 공연인데, 그걸 할 수 없으니 목표 없이 춤 연습만 할 수밖에 없고, 부원 모집 때도 대면 인터뷰를 할 수 없어서 영상으로 대신하기도 했어요. 부원 전체가 한 자리에 모일 수도 없었고요.”
그래도 유턴의 에너지가 어디 가겠는가. 새벽이나 늦은 저녁 체력단련실이 한산해질 시간이 되면 소규모 인원이라도 모여 연습을 하고, 서로 연습한 영상을 찍어서 공유하며 정보를 나눴다. 그랬던 시간들을 보상이나 하듯 올해는 드디어 거리두기 제한이 풀리며 정상 활동이 가능해졌다.
“다 같이 모여서 연습하는데, 다 틀리고 엉망인데도 너무 좋았어요. 이제 정기공연도 할 수 있고, 학교 축제도 열릴 거고, 외부 공연도 기회가 된다면 다 해보고 싶어요. 생각만 해도 벌써 가슴이 두근대는 것 같아요.”

축제야 기다려라!

코로나 시기, 멈춰 있던 또 한 가지! 오는 가을에는 대학시절의 로망이라고도 할 수 있는 축제가 다시 열린다. 이 순간을 유턴만큼 기다려온 이들이 있을까? 누가 먼저라고 할 새도 없이 매일 연습을 위해 부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다. 방학인데도 빠지는 인원이 거의 없어 교내 스포츠센터 연습실이 북적인다.
“저희 활동기수에게 학교와 축제는 처음 하는 대형 공연이잖아요.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열심히 연습 중이에요. 3인, 5인, 7인 등 팀을 나눠서 연습도 하고 단체곡도 하고요. 선배님들도 참여할 계획이라 코레오 안무 버전도 준비 중에 있어요.”
9월 2일 열리는 전야제와 3일 본 행사 모두 유턴은 무대에 오른다. 각 무대를 오를 팀을 선정하기 위해 8월쯤 내부 경연을 펼칠 계획이라고. 평가를 통해 1등~4등까지는 본 무대에, 5등~8등은 전야제 무대를 담당하게 된다.
“평가 때는 필요에 따라 등수가 나뉘겠지만 누구의 공연이든 허투루 준비하는 건 없을 거기 때문에 전야제든 본행사든 유턴의 무대는 기대하셔도 좋아요. 칼을 갈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학교 축제 외에도 유턴은 1년에 한 번 ‘난동’이라고 하는 동아리 정기 공연이 있다. 이 역시 코로나로 2년간 잠정 중단 상태였다. 올해는 11월경 ‘난동’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선후배가 한 자리에 모여 서로의 춤을 선보이고 함께 어우러지는 그들만의 축제인 셈이다.
“많은 선배가 대학원에 진학해 아직 학내에 있는 경우도 많고, 사회에 나가서도 잊지 않고 찾아주는 선배도 많이 계세요. 그 힘으로 코로나 시기에도 해체되지 않고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번 정기공연 때는 정말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여 회포를 풀듯이 한바탕 난동 공연을 펼쳐볼 계획입니다.”

춤추고 싶은 사람들 여기 붙어라

유턴의 가입조건은 간단하다. ‘춤에 대한 열정’ 그리고 ‘성실함’이다. 대학원에 진학하고도 여전히 동아리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선배들과 함께 하기 위해 학기 중에는 대부분 새벽 시간에 연습을 잡는다. 춤은 다 같이 출 때 더 빛이 나기 때문이라고.
“가입신청을 받을 때 새벽 연습이 가능한지부터 물어봐요. 연습에 잘 나와야 실력도 늘거든요. 특히 선배들과 같이 연습하면 실력이 쑥쑥 느는 게 눈에 보일 정도라니까요.”
아무래도 아마추어들이 모여 있는 곳이고, 개인의 실력 차도 존재하기 때문에 안무를 습득하는 방식도 먼저 습득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누가 더 잘 추고 못 추고를 겨루는 곳이 아니라 함께 하는 무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즐기는 곳이기 때문이다.
“힙합, K-POP, 코레오 등 다양한 춤 장르에 도전하고 배우고 있어요. 잘 추는 것도 중요하죠. 그래야 무대에 섰을 때 멋있게 공연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잘 한다는 기준이 저희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연습할 때 늘 참여하고, 안무를 틀리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무대에서는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게 잘 추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배우는 게 어려워도 힘들지 않고 재밌어요.”
지난 해 딱 한 번 외부 공연을 간 적이 있는데, 인근 초등학교였다고 한다. 아이들 앞에서 준비한 공연도 하고 간단한 안무동작을 가르쳐주는 시간을 가졌다. 비록 방역수칙 때문에 공연시간도 짧고, 육성 응원 없이 박수 소리에 의지해서 공연했는데도, 재미있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 역시 춤은 누군가와 함께 해야 더 빛나는 법이다.

  • Mini Interview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아요”

    동아리장 전나영 학생
    (에너지화학공학과 2학년)

여러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고 싶다는 마음으로 가입했던 동아리인데, 2학년이 될 때까지 제대로 해본 것이 거의 없어요. 코로나 학번이다 보니 인원제한에도 걸리고, 관객이 있는 무대는 꿈도 꿀 수 없었으니까요. 그렇게 시간만 흘려보냈는데, 막상 동아리장이 되니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선배님들께 자문도 구해보고, 스스로 마인드컨트롤도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해나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부원들이 저를 믿고 잘 따라와준 것도 너무 고맙고요. 덕분에 조금씩 코로나 이전의 유턴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지난 2년 동안 활동하지 못한 만큼 앞으로 여러 행사나 공연을 통해 유턴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려나갈 테니 부원들 모두 신나게 춤추고 즐겼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졸업하고 나서도 꾸준히 교류하면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