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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케어 실전형
인재를 위한
링을 만들다

조형준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장

급속한 노령화와 의료비 급증, 산업의 고도화와 다양화에 따른 의료수요 창출 등 글로벌 산업 분야에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가 낳을 수 있는 가치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지난 3월,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가 문을 열었다. UNIST가 그려낼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미래는 어떻게 다를까? 조형준 센터장에게 들어봤다.
  • 글. 편집실   사진. 김범기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 구성원들.
왼쪽부터 서용란 간호사, 조형준 센터장, 김소미 연구원, 이은아 한의사
Q.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헬스케어 분야는 각종 스마트 기술의 발달과 함께 변혁을 겪고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 패러다임은 치료 및 병원 중심에서 예방 그리고 소비자 중심으로 옮겨왔지요.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 역시 이러한 수요에 맞춰 발전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나 웨어러블 디바이스, 빅데이터, 딥러닝 등 기존 의료시스템의 바깥에 있던 디지털 기술이 의료 분야에 빠르게 접목되면서 기존 헬스케어 분야의 기술뿐 아니라 새로운 서비스와 기술 영역도 발굴되고 있고요. UNIST의 다양한 연구진들 역시 이러한 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며 연구모델 발굴, 그리고 사업화에 도전해왔습니다. 실제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와 밀접한 연구를 하고 있는 연구진이 UNIST에만 5~60분 정도 계실 겁니다. 이렇게 많은 인재가 모이기도 쉽지 않은데요. 헬스케어 산업 생태계가 급격한 변화를 맞이함에 따라 스마트 헬스케어 기반 기술을 확보하고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전략적 대응 방안에 대한 필요성도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보다 체계적으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연구과제를 집중 육성하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울산시 지원에 따라 지난 3월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연구센터가 문을 연 것은 3월이지만, 이미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 연구는 각자의 연구실에서 오래전부터 지속되어온 셈이지요.
Q.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는 산업재해에 특화된 첨단 재활, 모바일 진단 및 디지털 헬스케어 융합 연구와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출범했습니다. 이는 UNIST가 자리한 울산의 지역적 특징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예로부터 전통 산업의 요충지로, 산업재해가 많이 일어나는 도시라는 점인데요. 산업이 고도화될수록 그로 인해 발생하는 재해는 점점 다양해집니다. 재활 역시 단순히 신체 회복에만 중점을 두기보다는 원직에 복귀할 수 있을 정도로 세밀하고 고도화된 수준을 요구하고요.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는 산업재해 분야에 특화해 재활로봇과 센서, 첨단 센서 기반 가상현실(VR), 정보통신 및 인공지능(ICT/AI) 기반의 진단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학교 내에 이들 기술을 실증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나갈 계획이고요. 또 현재 근로복지공단 인천병원과 재활공학연구소와 함께 공동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를 통해 바이오 메디컬 기술의 임상 적용과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향후 울산에 지어질 산재 공공병원의 연구 역량 강화와 우수 인력 유치를 통해 병원 경쟁력 향상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Q. 말씀하신 스마트 헬스케어 기술을 실증하고 체험할 수 있는 인프라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내년에 UNIST 안에 클리닉이 개설될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헬스케어를 통한 진단이나 검사 등을 제공하게 될 텐데요. 눈여겨볼 점은 한의학 클리닉도 함께 운영된다는 점입니다. 서양의학에 집중하기보다는 스마트 헬스케어 전반에 대한 기술 역량을 모으기 위해서지요. 이곳에서 연구진들은 라이브랩에서 진행하고 있는 원천 기술들을 현장에 직접 실험해 볼 수도 있겠고요. 참여자들 역시 실험에 참여하며 건강 정보를 체크하고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우리라 생각됩니다. 기존에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에 다양한 기술들이 연구되고 사업화를 시도해왔지만, 사실 헬스케어 서비스는 국가별, 지역별 차이가 있어 일반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접근하기 어려운 분야이기도 합니다. 의료 서비스 제공 주체들에 의해 받아들여져야만 사업 자체가 성립되는 특수한 분야이기도 하지요. 결국 의료 서비스 안으로 직접 들어가 봐야 했습니다. 기존 병원에 저희 연구가 바로 적용되기는 어려워 직접 클리닉 운영을 시도하게 되었죠.
Q.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의 방향성에 대해 조금 더 들려주세요.
A. 이용훈 총장님께서 바이오 헬스케어 센터 설립을 준비하며 '격투기형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라는 말씀을 강조하셨습니다. 실전에 강한 연구자를 양성하라는 의미겠죠. 실제로 라이브랩에서 자라는 수많은 연구 주제들이 저마다 뛰어난 아이디어와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산업의 영역에서 융화되지 못하고 좌절될 때가 있습니다. 실제 산업과 핵심 연구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일은 UNIST가 공통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과제이기도 한데요.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특히 데이터 축적이나 운영 면에서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아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는 이처럼 실전에 강한 인재가 잘 싸우고 다시 돌아와 쉴 수 있는 안전한 링을 만드는 셈입니다.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는
특히 데이터 축적이나 운영 면에서
민감하고 복잡한 문제들이 많아
보다 체계적이고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저희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는 이처럼 격투기형 인재가
잘 싸우고 다시 돌아와 쉴 수 있는
안전한 링을 만드는 셈입니다.”

Q. 말씀하신 스마트 헬스케어 분야의 다양한 과제들 가운데 생명윤리나 의료정보 보안 등의 어려움도 있을 텐데요.
A. 의료 분야에서 생명윤리나 보안 문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숙제이기도 한데요. UNIST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는 이러한 문제에 경험이 많은 간호사나 관련 산업 실무자 등이 함께 구성되어 있습니다. 생명윤리 문제에 대해서는 기존 가이드라인을 실무 간호사의 조언 아래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요. 더불어 보안과 관해서는, 사실 아직은 센터 설립 초기라 데이터를 쌓는 일이 더 시급하긴 합니다만 향후 함께 풀어나갈 과제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미래 의료 패러다임은 정밀, 예측, 예방, 개인 맞춤형 의료로 진화하기 때문에 대규모의 개인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클리닉 운영을 통해 UNIST는 이러한 환자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고요. 이 데이터는 매우 민감한 개인 정보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보안성을 요구하게 되죠. 현재 등장하고 있는 블록체인 등의 보안시스템이 접목된다면 변조나 유출 가능성을 낮출 수 있으리라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UNIST가 디지털 보안 관련한 전문 연구원도 충분히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 역시 새롭게 협력하고 연구해 나가면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요.
Q. 마지막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센터를 대표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사실 큰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행동대장으로서 ‘링’을 구축해 나가는데 골몰하고 있는 상황이라 조심스럽긴 합니다. 다만, 저희는 앞으로도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현재 연구센터에서는 근로복지공단 재활공학연구소 실무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직접 듣고 학생들이 직접 이 문제를 풀어보며 유의미한 해답을 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저희 스마트 헬스케어 연구센터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이라 생각합니다. 또 해커톤이나 동아리 운영 등 다양한 참여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며, 대기업은 물론 기존의 스타트업이나 병원 등과도 활발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 헬스케어 분야에 관심 있는 교수님과 학생이 많이 참여하고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좋은 아이디어, 새로운 문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싶은 학생에게는 즐거운 기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 밖에 UCLA, 시카고 재활센터 등 해외 협력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