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표님. 에스옴니는 어떤 회사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에스옴니는 ‘수면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입니다. 사명 S-OMNI에서 하이픈을 뺐을 때 솜니(SOMNI)로 읽히는 부분이 바로 라틴어의 ‘잠’과 ‘꿈’을 뜻하는 단어라, 이름부터가 ‘잠’과 관련되어 있다는 인상을 주죠. 또 옴니(OMNI)라는 말에는 ‘전체’라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결국 “에스옴니는 단순히 잠을 자고 끝나는 것을 넘어, 수면이 삶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는 신념으로 운영되는 회사다.”라고 소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슬립테크 전시회가 처음 열린 게 2020년이었습니다. 전시회 개최는 해당 산업이 어느 정도 활성화되었음을 의미하죠.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수면 산업은 과연 어떻게 발전해 왔고, 2020년 당시 분위기는 어땠을까요?

‘슬립테크’는 국내에서만 쓰는 용어로, 이 분야가 본격적으로 논의된 시점은 2019~2020년경이었어요. 2017년 ‘맥캔지 보고서’가 수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재조명하며 전 세계가 해당 산업에 주목하기 시작했고,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수면 관련 자격증(수면환경관리사, 수면 코칭 지도사 등)이 신설되는 등 시장 형성이 본격화됐습니다. 메모리폼 베개와 같은 맞춤형 수면용품, 스마트 조명,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수면 솔루션이 출시되며 산업은 더욱 정교해졌고요. 시장 규모도 급격히 성장해 2011년 약 480억 원이었던 국내 수면 시장은 2021년 약 3조 원으로 6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소프트웨어(앱, 서비스 등) 부분을 제외한 게 이 정도라면 실제 성장률은 아마 더 높았을 거예요.
전시회가 열리던 2020년은 수면 산업이 단순한 제품 판매를 넘어 삶의 질을 높이는 필수적인 분야로 자리 잡기 시작한 시점 아니었나 합니다. 이후 팬데믹과 현대사회의 스트레스 증가로 수면 문제가 더욱 부각되면서 산업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죠.
세계보건기구(WHO)가 ‘눈에 보이지 않는 전염병(epidemic)’이라 지칭할만큼, 불면증은 현대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수면 산업은 현재 단순한 상품 제공을 넘어,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을 개선하는 필수적인 영역으로 발전해 가는 중입니다.

사업 구상 시 ‘잠’이라는 테마를 설정하셨는지, ‘잠’ 때문에 사업을 시작하신건가요? 대표님께 ‘잠’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사업 초기 도전 과제는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제 전공이 의생명과학이었어요. ‘생명과학’이라고는 하지만, ‘바이오메디컬’ 쪽에 관심이 더 많았죠. 단순히 유전자나 분자를 연구해 결과를 분석하기보다는 인간 삶의 건강과 심리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학부를 마칠 즈음, 마음 건강과 심리를 케어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알음알음 알려져 300만 명의 팔로워를 확보했지만 거의 무료 수준이다 보니 사업적으로는 실패한 것이나 다름 없어요. 하지만 ‘마음 건강’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대부분이 ‘수면 문제’에 시달린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정말 큰 소득이었죠. ‘잠’은 휴식 이상의 의미였고, “잠을 다룬다.”는 것은 마음뿐 아니라 삶 전반의 건강을 관리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결론을 얻었거든요.
물론 사업 초기에는 “수면 산업이 정말 가능성 있는 분야인지” 검증해야 했고, 동시에 수면 분야의 전문가로서 성장해야 한다는 과제도 있었어요. 돌아보면, ‘잠’이라는 주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쌓으면서 이 산업의 시장성을 입증해야 했던 점이 가장 큰 도전이었던 것 같습니다.

에스옴니의 사업 내용이 궁금합니다. 그리고 같은 분야 타 회사와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수면 산업은 굉장히 폭넓은 분야입니다. 이 분야의 사업은 보통 ‘진단 및 측정’과 ‘해결 및 중재’로 분류되는데, 진단 및 측정에 초점을 두면 수면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을 시도해요. 하지만 에스옴니는 ‘해결 및 중재’에 기여하는 솔루션 개발에 집중하고 있어요. 진단하는 것만으로는 수면의 질이 바로 개선되지는 않잖아요. 예를 들어 웨어러블 워치로 수면 데이터를 측정했다면 그 다음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 하죠. 에스옴니는 바로 그런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공합니다.
우선 “몇 시간은 꼭 자야 한다.”, “몇 시 전에는 반드시 자야 한다.”와 같은 잘못된 정보나 비효율적인 믿음을 바로잡는 데 중점을 둬요. 또 잠들기 전 1~2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이완할 수 있도록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들을 담은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수면 ASMR이나 음악이 아닌, 미국 수면 의학회가 만성 불면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권장하는 이완 요법을 기반으로 한 것이 에스옴니만의 특징이에요. 이 콘텐츠는 마음챙김, 호흡법, 심상법 등을 포함하는데, 이를 수면에 특화시켜 상용화한 건 에스옴니가 첫 사례일 겁니다. 또 약물에 의존하지 않고 인지행동치료와 마음 챙김 기반의 인지치료를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된 콘텐츠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근거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특허 및 연구를 진행해온 테마별 수면 전문 사운드도 에스옴니만의 차별화된 강점이죠.

사업을 운영하면서 적용되는 기술이나 이론적 원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헬스케어와 임상 영역에 걸쳐 있다 보니 기술적인 부분과 노하우 모두를 중시하게 되느냐인 것 같습니다. 만성 불면증의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은 이완 요법과 인지행동치료(CBT) 등 과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법을 기반으로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사람의 전문성과 경험도 필수적이거든요.
저는 의생명과학을 전공 후, 옥스퍼드대학과 하버드의대에서 수면의학 및 심신의학 등을 공부하며 수면과 이완 요법에 집중해 왔어요. 저 역시 고교 시절 학업 스트레스로 심한 수면장애를 겪어봤기에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직접 다양한 치료와 기술을 공부하게 됐고요.
이러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에스옴니는 AI 기술을 도입, 더 많은 사람들이 맞춤형 수면 솔루션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현재 AI 기반의 수면 코치를 개발 중인데, 지금까지 유튜브를 통해 ‘브레이너 제이’라는 한 사람이 70만 명에게 공통된 수면 코칭을 제공해 왔다면, 이제는 자동화된 시스템과 확장된 규모를 통해 훨씬 더 많은 사용자들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거예요. 팬데믹 이후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기술 활용이 한층 편리해진 만큼, 에스옴니는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람들이 건강한 수면을 경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지난 3월 ‘테라젠헬스’라는 회사와의 업무 협약식이 있었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국내 최초 AI 기반 수면 케어 앱 ‘솜니아(Somnia)’의 기능은 무엇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테라젠헬스는 일반 소비자 대상(DTC) 유전자 분석 서비스를 국내 최초 상용화하며 독보적인 유전자 분석 기술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해당 협약은 에스옴니의 수면 연구와 테라젠헬스의 유전자 분석 기술을 결합, 불면증의 원인과 치료에 대한 심층적 접근하겠다는 공동의 목표 아래 이루어졌어요.
협약의 내용은 유전자 검사와 사용자 데이터를 결합해 과학적인 맞춤형 수면 코칭 서비스를 상품화한다는 거예요. 테라젠헬스의 유전자 분석 결과에 따라 솜니아 앱 내 수면 콘텐츠 및 코칭을 맞춤 추천해주는 방식이죠.
‘솜니아’는 에스옴니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앱으로, 사용자들에게 유전자 분석 결과를 제공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수면 개선 프로그램과 AI수면 코칭을 통해 수면 습관을 교정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불면증의 원인을 보다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건강한 수면 습관을 생활 속에서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베개나 조명 등 숙면을 위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조건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수면 환경을 보조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 중 하나는 베개나 조명 같은 수면 제품일 거예요. 예를 들어, 자는 동안 목높이를 자동 조절해주는 베개, 기상시간에 맞춰 자동으로 조명이 켜지는 스마트조명과 같은 스마트제품들이 수면에 도움을 줄 수 있겠죠. 편안한 베개, 적절한 온도의 침대, 그리고 은은한 조명으로 침실 환경을 안락하고 편안하게 함으로써 숙면에 도움을 준다면요.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스트레스 관리나 수면 패턴 개선과 같은 실천적 접근에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수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생활 패턴, 심리적 스트레스, 그리고 수면에 대한 인식에 달려 있으니까요.

운영 중이신 유튜브 채널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여행’이 현재 76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당 채널에 대한 소개와 콘텐츠 기획에 대한 초점, 그리고 담고자 하는 철학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여행’의 운영 목적은 사람들이 잠을 잘 자도록 돕는 것입니다. “편안한 음악을 듣고 잠에 들 수 있다.”는 단순한 접근에서 벗어나, 과학적이고 의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에 집중하는 채널이에요. 숙면에 도움이 되는 콘텐츠로 구성돼 있으며, 이를 위해 근거 기반의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ASMR 같은 콘텐츠는 아직 그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아 지양하는 대신, 과학적으로 입증된 이완 요법 중심으로 다루게 됩니다. 이완 요법은 불면증을 유발하는 생각과 감정을 조절하고 심신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가라앉히는 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죠.
또, 다양한 수면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가령 불면증이 만성화된 분들에게는 이완 요법 콘텐츠가 적합하지만, 가벼운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는 개인 취향에 맞는 수면 사운드를 제공하는 것이 더 간편하니까요. 아마 제 채널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콘텐츠가 심박동이나 뇌파를 동조시키는 ‘동조화 사운드’일 겁니다. 생체 신호가 사운드에 의해 동조되는 현상을 활용해 수면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법이에요.
브레이너 제이의 숙면여행에 담고자 하는 철학은, 과학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으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킴으로써 건강한 수면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댓글이나 지인을 통해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파악하고 계실텐데, 어떤가요? 기억에 남거나 유의미한 피드백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고3 때부터 저희 콘텐츠를 이용하며 수험생활에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어느덧 성인이 되어 취업 준비를 하며 다시 찾아왔다는 학생도 있었고, 10년 넘은 불면증으로 절망적이던 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써보다가 지금은 약 없이도 잠을 자게 됐다는 주부 분까지 정말 많은 감동적인 사연들을 접해오게 되었어요. 이런 것들이 가장 큰 보람이고 저를 지속시키는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댓글과 구독자들의 피드백은 콘텐츠를 운영하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되죠. 교대 근무자나 운수종사자, 소방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군의 긍정적인 댓글을 마주할 때 정말 힘이 납니다. 그런 만큼 진정성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고요. 제가 실제로 경험한 문제를 바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다 보니 과학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데 있어 더 철저해지는 듯합니다.

에스옴니의 비전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기 및 장기적인 목표,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에스옴니의 비전은 “잠 속에 모든 삶이 담겨 있다.”는 철학에서 시작됩니다. 잠은 사람들의 정신적, 심리적 건강을 포함한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요소니까요.
불안증·우울증·공황장애·치매 등 여러 정신 질환이 모두 수면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이에 에스옴니는 단기적으로 이러한 잠의 문제들을 해결함으로써 사람들의 마음 건강을 지원하고, 나아가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AI 건강 코치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합니다. 현재 모바일 앱을 통해 수면과 마음 건강을 위한 코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AI 기반의 초개인화된 수면 코칭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에요. 개인마다 다른 수면 상태와 문제를 이해하고, 각기 다른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AI 코칭 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