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시작을 알리게 된 이번 행사는 유니스트 연구행정 관계자들의 “일류행정 없이는 초인류 연구도 없다.”는 자각에서 기획됐다. 이에 UNIST는 이미 지난해 11월 ‘연구행정 날’을 지정·개최하는 등 연구행정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힘써 왔다. 때문에 이번 행사는 부딪히고 배우며 구축해 온 그동안의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알릴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연구처는 이날 축사를 통해 “과학기술을 연구·개발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연구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고 전하며 “연구 몰입환경 구축은 ‘연구행정’과 ‘연구장비’로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행히 UNIST는 연구 장비 종합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고 귀띔하며 “이제 연구행정 분야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활동이 세계 일류의 수준이 되도록 조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개회사를 맡은 김진영 연구처장은 “연구행정은 전문적이고 역동적인 분야”라고 소개하며 “그런만큼 현장에 있는 실무자의 지식과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행정 담당자 12명이 외부 ‘실(室)’ 단위의 업무를 하며 각자 도생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고백한 뒤 “그러나 이제 UNIST의 연구행정 전문가들은 서로 교류하며, 마치 노는 듯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제1회 행정연구 지식잔치의 첫 째날 행사에서는 김성엽 UNIST 공과대학장이 ‘과학기술 강국이 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이라는 주제로 본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연구행정은 정책·법률·회계·노무 및 기술 이전과 같은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요구한다.”면서 “결국 연구행정가들이 자긍심을 높이는 한편, 연구자-연구행정가 각자가 전문성을 갖고 하나의 팀으로 일할 때 우수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의 ‘연구행정 전문가 육성 노력’과 UNIST 및 각 기관들의 제도 마련이 동반되어야 한다.”면서 UNIST의 연구행정 전문가 육성을 위한 제도 1)를 소개했다.
이후 포항공과대(POSTECH) 손필대 팀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장재석 부장,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김형철 선임, 대덕넷 김요셉 이사,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김정석 부장, 고려대 유신열 부장 등이 외부 전문가로는 초청돼 강연했다.
특별히 세 번째 세션을 맡은 장재석 KAIST 전 산학협력단장은 “똑똑한 인재가 많이 모인 팀보다 좋은 리더가 있는 팀에서 높은 성과가 나온다는 것을 보여준 구글의 혁신조직 실험 사례가 있다.”면서 “챌린지 융합관 구축, 학술정보관 리모델링 등 UNIST의 혁신 사례들은 좋은 리더와 동료를 서로 귀하게 여기는 파트너십을 가진 조직이기에 가능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물론 구성원 각자가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겠지만 혁신적인 조직을 만들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능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행사는 근접지원인력 팀의 실무 노하우 공유로 그 열기를 더했다. UNIST 내부 구성원들은 팀을 꾸려 자신의 연구행정 지식과 애로사항을 공유했으며, 퀴즈를 내고 커피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청중들의 재미를 이끌어냈다.
먼저 UNIST의 연구행정 강사들로 구성된 ‘연구행정 3타강사’팀은 UNIST의 연구PL 제도에 대해 “단과대 체제로 조직·개편된 2020년 8월 31일 이래, 연구PL이 학과로 배치된 연구지원인력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행정 교육을 담당한다는 해당 팀은 연구행정 교육 설문 조사와 교육 만족도 조사에 대한 결과를 공개했으며, 부적정 집행 예방을 위한 데이터 관리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연구원들의 팀인 ‘연애인(硏愛人, 연구행정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예산계획 관리 및 집행 방법’에 대해 설명한 뒤, ‘집행관리 노하우’, ‘(외부)참여연구자 관리’, ‘연구수당 지급’에 대한 팁을 전했다. 해당 팀의 김미애 연구원은 “연구행정을 처음 시작하던 시절이 떠올라 누구에게든 도움을 주고 싶어 열심히 준비했다.”면서 “연구행정을 전담하는 역할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역량을 키워주는 좋은 자리에 발표자로 서게 돼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연구행정인의 밤’에는 30년 이상 연구행정 분야에서 활약한 선배에게 ‘슈퍼 리서치 어드미니스트레이터(Super Research Administrator)’ 상을 수여하는 깜짝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상은 카이스트에서 41년간 연구관리팀 등에서 근무한 이광숙 팀원과 포스텍에서 30년이 넘게 연구행정을 담당한 강경애 팀원에게 돌아갔다.
이광숙 팀원은 “훌륭한 행사에 참여해서 기쁘고 후배들에게 큰상을 받아 무척 행복하다.”면서 “제가 황무지를 개척하는 역할을 했다면 후배들은 그 개척된 땅에 질 좋은 씨앗을 뿌리고 훌륭한 결과물을 얻을 것이다.”는 소감을 전했다. 강경애 팀원 역시 “포스텍에 입사해 연구행정만 30년 이상 맡으면서 일종의 ‘기준’처럼 일을 해왔다.”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기준만 명확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으니 자신감을 갖고 일하면 좋겠다.”는 격려로 소감을 대신했다.
이번 행사의 둘째 날 마지막 세션은 고려대학교 기획팀의 유신열 부장이 장식했다. 행정인을 ‘연결 가치를 창출하는 대학 코디네이터’로 정의한 그는 ‘성과의 가시화와 인지도 향상’, ‘최적의 인력확보, 고도의 전문성 유지 및 향상’, ‘재원 확보, 신분 보장, 경력 관리’를 연구기획전문가의 과제로 꼽았다. 아울러 이번 행사에 대해 “참석자들이 적극적으로 교류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평가한 뒤, “연구행정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다른 대학이나 기관과 어울리고 서로 연결되면 더 많은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응원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김진영 연구처장은 “다양한 연구환경에서 필요한 현장 맞춤형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유니스트는 연구현장에서 근무하는 연구행정가에 대한 동기부여, 전문가 양성, 전문가 인증제 도입, 전문가 활용이라는 4단계 발전 방안을 제안하고 추진 중이다.”며, “이번 연구행정 지식잔치가 우리나라 연구행정 커뮤니티 활성화의 출발점이 되고 향후 협력하는 기회도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경우 지난 1956년 대학연구행정협회(NCURA:National Council of University Research Administrators)와 국제연구행정협회(SRAI:Society of Research Administrators International) 설립을 기점으로 연구행정을 전문직종으로 공식화했으며, 1993년에는 연구행정 인증협회(RACC:Research Administrators Certification Council)를 설립하고 연구행정인력의 자격요건과 지식수준을 평가하는 CRA(Certified Research Administrator)라는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