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영역

‘광학’의 눈으로 보는 미세한 세상
--
바이오메드이미징센터(UOBC)

과학이 나노기술의 세계로 들어서면서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영역을 들여다보는 일이 중요해졌다. 당연히 광학장비의 역할도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UNIST는 이미 2009년부터 국내 최대 규모의 광학장비를 보유한 전문센터를 설립하고, 국제적인 연구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 이미징센터

바이오 이미징 기술은 몸속에 있는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영상화하는 기술을 말한다. 분자세포생물학과 첨단 영상기술의 융합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생명현상 규명부터 신약개발, 줄기세포 연구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으며, 나노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나노 재료를 이용한 새로운 분자 영상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UNIST 바이오메드이미징센터(UOBC, UNIST-OPTICAL BIOMED IMAGING CENTER)는 단일 장소로는 가장 많은 총 24종의 첨단 광학장비를 갖추고 있다. 20㎚까지 관찰 가능한 ‘초고해상도 현미경(Super Resolution Microscope)’, 세포의 동작과 이동을 더 정확하게 촬영하는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Laser Scanning Confocal Microscope)’, 단 몇 초 만에 고해상도의 3D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단일평면 조명 현미경(Light Sheet Microscope)’, 일반광학형광현미경 기술에 소프트웨어 기능을 탑재하여 해상력을 높인 ‘디콘볼루션 현미경(Deconvolution Microscope)’ 등이 대표적이다.
“2024년이 되면 UOBC가 운영된 지 15년이 됩니다. 운영 초기부터 국내 최대 이미징센터로 자리매김하면서 생물학, 의과학, 공학, 화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지원해왔습니다.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뿐만 아니라 소재 및 화학, 반도체, 기계 등 다양한 연구 분야에서 UOBC를 찾고 있고, 외부대학 및 연구기관에서 샘플촬영을 의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UOBC 광학장비의 관리와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허진회 선임연구원은 지속적인 신규 장비 도입과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UOBC로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연도별로 계획된 장비들이 더 많이 도입될 예정이며, 10년 이상 된 노후장비의 보수작업도 꾸준히 이뤄지며 내실을 다져갈 계획이다.

연구 프로젝트의 든든한 지원군, UOBC

UOBC는 2009년 10월, 글로벌 4대 광학 브랜드 중 하나인 올림푸스와 MOU를 체결하며 출발했다. 당시 올림푸스는 장비의 유지·보수 및 신규 장비 도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2013년 MOU는 종료되었지만, 현재도 신규 장비 도입 시, 우선으로 UNIST에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어 최신 연구기술 습득을 통한 더 좋은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UOBC의 잘 갖춰진 인프라는 UNIST 연구팀들의 든든한 지원군입니다. UNIST의 IBS센터를 비롯해 선도연구센터, 대학중점연구소 등이 UOBC의 장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좋은 연구 결과를 도출해내고 있고, 일부 논문에서는 UOBC가 직접 참여하기도 합니다.”
최근 생명과학부 박찬영 교수 연구팀은 암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는 세포 사멸 메커니즘인 entosis(엔토시스)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면서 UOBC ‘공초점 레이저 현미경’, ‘단일평면 조명 현미경’ 등을 이용하여 정확한 세포 내 세포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entosis의 새로운 기작을 연구하여 학술지 논문에 출판을 앞두고 있다.
연구팀뿐만 아니라 교내에 창업된 벤처 기업의 연구도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커피박을 활용하여 형광탄소입자를 개발 중인 ‘(주)더로드’와의 협업을 꼽을 수 있다. 우리가 마시는 커피음료에는 원두의 0.2%만 사용되고, 나머지 99.8%는 커피박이라 불리는 찌꺼기로 버려지게 되는데 ‘(주)더로드’는 이 커피박에서 탄소나노입자와 탄소나노에어로겔을 합성하는 것을 핵심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 있다.
“더로드 연구팀은 커피 찌꺼기에 함유된 탄소와 폴리페놀 성분에 주목했어요. 이를 활용한 물질에 대해 연구하다 ‘형광 탄소나노입자(C²NP)’를 개발하게 된 것이죠. 이 탄소나노입자는 특정 파장에 노출되면 특정 색의 빛을 방출하는 특성이 있어서 바이오 이미징, 형광도료,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등에 핵심 소재로 쓰입니다. UOBC에서는 세포에 대한 독성 Test 및 살아 있는 세포에 형광물질이 잘 염색이 되는지에 대한 확인 실험 등을 같이 진행했습니다.”
UOBC는 향후 좀 더 좋은 아이디어와 함께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과학자들을 위한 연구뿐만 아니라 기업의 제품연구 및 개발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융합학문연구에 꼭 필요한 인프라

UOBC의 역할은 그 영역을 더욱 높여가는 추세다. 이미징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응용할 수 있는 길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소재 및 기계 분야에서는 최근 바이오산업과 연계하여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박테리아나 세포를 활용해서 직접 소재를 연구하거나 응용 분야에 접목하고 있다. 생체 모사 실험, 기계적으로 세포 배양에 도움이 되는 환경 조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되고 있다.
“UOBC의 또 다른 장점은 무균 상태의 세포배양실을 별도 운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포 배양이 어려운 실험실에서는 센터 내부에 시설을 활용할 수도 있고, 배양 방법 등에 대한 지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허진회 선임연구원은 점점 바이오와 다른 분야의 융합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이므로 앞으로 UOBC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 연구자들이 아이디어가 있더라도 실제 바이오 기술을 연구에 적용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UOBC가 그 대답이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이외에도 UOBC에서는 형광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실험을 같이 설계하기도 한다. 바이오 이외의 연구 분야에서는 형광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형광현미경을 사용하면 구조를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재질이 무르거나 수분을 함유해 전자현미경을 이용할 수 없던 물질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형광을 투입하면 그동안 관측할 수 없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어서 새로운 연구방법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이러한 원리로 환경 소재 분야에서 형광을 활용한 실험을 지원해 시멘트 등의 전체 구조를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러한 연구 지원이 가능한 것은 UOBC에는 첨단 광학장비뿐만 아니라 허진회 선임행정원을 비롯해 올림푸스 등 광학회사에서 10년 이상 기술지원을 담당하고 UOBC에서도 장비 관리 및 연구 지원 10년 이상의 경력을 갖춘 전문인력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함께 실험을 설계하며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별하고 어려운 샘플의 촬영도 얼마든지 솔루션을 찾을 수 있다.

  • PDMS를 이용한 3D Microstructure 제작
    공초점 현미경으로 3D 촬영

  • 금속표면 가공 후 표면 거칠기 3차원으로 측정
    공초점 현미경으로 3D 촬영

사전교육 이수하면 자율사용 가능

현재 운영방식은 자율사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론 자율 사용자는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분기별로 주요 장비 및 부속장치 이용법을 교육하며, 해당 교육을 이수한 뒤 시험을 통과하면 24시간 언제든지 UOBC의 장비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인기가 많은 공초점 현미경의 경우 대기자가 많아 사전예약을 해야 하긴 하지만 대부분 필요에 따라 현미경을 골라 사용할 수 있어서 제약 없이 이미징 관련 실험을 할 수 있다.
“언제든 직접 실험이 가능하지만 어려운 부분 있다면 UOBC 전문인력이 함께 논문을 공유하여 논의하고, 실험 설정값에 대해 고민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해나가고 있습니다. UOBC를 통해 필요한 연구기법과 좋은 연구 결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UOBC 전문인력들은 매년 공동연구를 통해서 공동저자로 다수 논문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기법을 찾고, 이를 실제 연구에 응용하는 과정을 통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연구 분야를 지원하기 위해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논문 참여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허진회 선임연구원은 UOBC는 연구자들의 연구 과정 및 연구성과를 지원해 드리기 위한 곳이라며, 언제든지 도움이 필요하면 방문해줄 것을 당부했다. 장비의 한계가 있더라도 함께 해결점을 찾아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 UOBC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2024년이면 UOBC가 설립된 지 15주년이 된다. 앞으로 UNIST의 연구경쟁력을 견인하는 최고의 협력기관, 세계적 이미징센터로 성장해가는 UOBC의 미래를 더욱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