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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산업 강국의 기반 다지는
인재 양성의 요람
UNIST 반도체소재부품 대학원 개원

지난 9월, UNIST에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이 문을 열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산업의 확장과 변화가 더욱 기대되는 반도체 분야의 핵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함이다. 오랜 기간 준비하고 문을 연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의 인재 육성 전략은 어떻게 다를까? 정홍식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장을 만나 들어봤다.
  • 글. 편집실   사진. 김범기
정홍식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장
Q. 이번에 개원한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국가 연구개발 분야 핵심 전략인 반도체의 소재와 부품, 장비 산업의 핵심 인력 양성을 위해 개원했습니다. UNIST의 반도체 연구 시설을 활용해 첨단 반도체 소재, 공정, 분석 등 심화 실습 중심의 교육을 제공하고 재학 중 해외 반도체 연구기관과의 공동 연구나 해외 연수 기회도 제공할 계획입니다. ‘반도체 핵심 연구를 중심으로 한 연구 혁신’과 ‘자기 주도적인 인재 양성을 기반으로 한 반도체 산업 선도’를 목표로 자기 주도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할 수 있는 우수 석박사급 인재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Q. 반도체 분야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크게 본 것 같습니다.
A. 모든 것은 ‘이 시대에 과연 어떤 인재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반이자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토대입니다. 우리나라 산업의 약 20%를 반도체가 지탱하고 있고, 1,000억 달러에 가까운 수출액을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실제로 반도체 분야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그동안 정부와 민간의 주도로 많은 사업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반도체 소재나 부품, 장비나 공정에 대한 인재 양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었죠. 소재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능력을 보유한 UNIST이기에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 되는 인재 양성은 물론 인프라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 확신했습니다.
Q.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A.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원천 기술 확보와 인재 양성’ 그리고 ‘지역 산업 고도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UNIST가 가진 위치적 특성이 있죠. 울산은 석유화학산업을 기반으로 성장한 도시입니다. 그러나 화학산업이 전통방식에 머무르면 필연적으로 중국 등 후발주자의 규모에 밀려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는 반도체 소재를 기반으로 한 산업의 고도화에 있습니다. 우리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강의실에는 UNIST 학부 졸업생과 울산 지역 산업체 임직원이 공존합니다. 서로 배우는 거죠. 학생들은 젊고 창의적이며 원천 기술에 대한 풍부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고, 임직원들은 오래 쌓은 노하우와 시장을 바라보는 현실감각이 있습니다. 각자가 가진 개성이 서로 융합할 수 있는 곳이 바로 UNIST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 강의실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실무에 이해도가 높으면서도 원천기술에 대한 창의력이 뛰어난 인재가 배출되리라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커리큘럼에도 차별점이 있을 것 같은데요.
A. 9월 개강하는 핵심과목 중 ‘반도체 실무 공정’이라는 강의가 있습니다. 이 강의를 위해 삼성전자 현직 수석 연구원들이 직접 UNIST를 찾습니다. 학생들은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일하는 전문 교수진을 통해 반도체 기술 트렌드와 실무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커리큘럼을 구성하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는데, 첫째는 학생들이 주도성을 잃지 않을 것. 둘째는 연구실에서는 배울 수 없는 실체적 경험에 접근할 수 있을 것. 이 두 가지였습니다. 학생들이 학교에 있다 보면 자신의 연구에 대한 이해도는 높지만 실제 산업 현장에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겪곤 합니다. 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산학협력인데 사실 짧은 프로젝트만으로는 깨우치기 어려운 게 사실이죠. 배움의 과정에서부터 반도체 산업의 실무와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둔 이유입니다. 또 연구 주제의 발굴부터 실습에 이르기까지 학생이 직접 학기에 걸쳐 온전히 다 경험하고 주도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성했습니다. 우리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졸업한 학생이라면 실무에 직접 투입될 수 있을 뿐 아니라, 반도체 실무 전 과정을 이해하고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각 연구그룹들이 혁신과
성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이 UNIST에게
주어진 사명을 대하는 책임있는
자세라 생각합니다.”

Q.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반도체 산업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반도체 산업에서 무엇을 기대하기 때문일까요?
A. 4차 산업혁명과 소재 산업은 서로 관계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재나 부품과 같은 전통적인 산업이야말로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과의 융합이 중요합니다. 현재까지의 소재나 부품 산업은 기존에 있는 전통적인 방법이나 재료를 계속 섞어보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지만, 결국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으니까요. 꾸준히 새로운 기술로 변화를 시도하고, 이 안에서 다른 방향성을 발견해야 전통 산업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저희 대학원도 인공지능 연구와 이를 활용한 소재 발굴 및 개발에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Q. 인공지능 기술의 발달이 반도체 산업에 어떤 영향을 불러올까요?
A. 인공지능이 소프트웨어라면 이를 효율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하드웨어가 필수적으로 필요합니다. 그 하드웨어는 바로 반도체가 되겠죠. 이미 세계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성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각 기업에서도 AI 반도체 경쟁이 치열하고요.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반도체 기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미 국내 반도체 기술은 소자나 시스템 분야에서 이미 우수한 성과를 얻고 있기 때문에 다소 취약한 소재와 장비 분야에서 저희 대학원이 꾸준히 인재를 육성하고 취약점을 보완한다면 향후 10년 안에 기대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는 어떤 인재인지 궁금합니다.
A. 반도체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문을 두드려주세요. 반도체는 전기·전자는 물론 화학, 물리, 화공이나 기계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산업이니까요. 여기에 반도체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있다면 금상첨화겠죠. 우리는 이미 빅데이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무한대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죠. 이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의미입니다. 미래에 대한 비전과 꿈을 가진 분이라면 누구나 도전하길 권합니다.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은 연구 분야에 대한 기술적 이해는 물론 산업 전반에 관한 이해를 키우고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의 가장 앞선 목표와 비전은 무엇인지요?
A. 원천기술에 대한 뛰어난 연구 정신과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이해를 고루 갖춘 인재를 양성하도록 잘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우리 대학원과 함께 연구를 이어갈 산업체들이 큰 성장을 이루는데 기여하는 것도 그중 하나고요. 나아가서는 반도체소재부품대학원을 통해 울산의 지역 산업과 반도체 생태계를 강화해 우리나라 산업 중 반도체 분야가 가장 탄탄한 산업으로 자리 잡는 것이 꿈입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소재와 부품 분야의 대학원 개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첫 시도입니다. 처음이라 시행착오나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애정 어린 시선과 많은 참여를 당부드립니다. 가장 앞선 시도는 늘 UNIST에서 비롯된다는 자부심으로 첫걸음을 이어 나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