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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비우고
나를 채우는 공간


지관서가(止觀書架)
UNIST점

지난 9월, UNIST 학술정보관 1층에 복합문화공간 유니플렉스(UNIPLEX)가 개소했다.
인문, 휴게, 체험공간 등 3개의 공간으로 나뉜 이곳. 그중 인문공간에 ‘지관서가’가 자리했다.
지관서가는 울산대공원(1호)을 시작으로 장생포(2호), 선암호수공원(3호)에 이어 UNIST에 4번째 지점을 열었다.
멈추어 바라보고 성찰하는 곳목

지관서가는 인문학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가 기획하고, SK(주)가 지원하며, 지방자치단체가 공공 공간을 제공해 탄생한 복합 인문·문화공간이다.
분주하게 달리던 몸과 마음을 잠시 멈추고(止), 나와 세상, 전체를 깊이 바라보는(觀) 일, ‘멈추어 바라봄’을 뜻하는 ‘지관(止觀)’ 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스스로 삶을 더 행복하게 변화시킬 수 있도록 응원하는 공간이다. 그러기 위해 각 공간에는 위치한 곳의 특성에 맞게 테마를 정하고, 공간을 구성한다. 지관서가는 우리가 성찰해야 할 핵심적인 주제들을 ‘인생의 테마’로 설정하고, 이를 각 공간에 부여해왔는데, UNIST의 테마는 ‘명상’이다. 이미 ‘관계’(울산대공원), ‘일’(장생포), ‘나이듦’(산암호수공원)과 같이 앞서 개관한 지점들이 자리 잡은 공간의 문화적 특성과 역사를 꼼꼼하게 연구하며, 지역 주민들의 정서와 삶의 경험을 활동의 기반으로 삼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가치와 정신을 발견하고, 이에 기반해 상생과 소통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려 하는 것이 지관서가가 지향하는 가치다.
UNST점의 테마를 명상으로 설정한 까닭은 UNIST를 처음 방문했을 때 받았던 인상에 있다. 최선재 (재)플라톤아카데미 실장은 “첫 방문은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종화 교수님께 인터뷰를 신청하며 이뤄졌다”며 “당시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위치한 캠퍼스의 분위기도 인상적이었지만 카페나 휴게공간에서도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 마음에 남았다”고 말했다. 그날의 기억은 훗날 학생들이 아름다운 캠퍼스 안에서 충분히 ‘마음의 이완’을 경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지관서가 UNIST점의 정체성이 정해지게 된 것이다.

‘비움의 공간, 연결의 시간’을 선물하다

지관서가는 공간의 힘을 믿는다. 그렇기에 좋은 공간을 만들기 위해 무엇 하나 세심하게 고려하지 않는 것이 없다. UNIST점의 경우 명상음악과 도서 큐레이션은 명상전문가로 구성된 기업 (주)케렌시아가, 공간디자인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설계하는 건축사무소 리옹이, 공간 조명은 세계적 조명아티스트 ㈜MSCHO STUDIO 조민상 대표가 직접 참여했다.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1호점인 울산대공원과 4호점 UNIST는 사회적협동조합 찬솔이 운영을 담당하고 있다. 찬솔은 발달장애인들의 사회·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현직 특수교사들이 설립한 비영리 법인이다. 앞으로 지관서가 카페를 통해 발달장애인들에게 바리스타 활동을 지원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화합하는 열린 공간의 확산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인문강연과 독서모임을 꾸준히 기획하고 만들려고 한다. 온/오프라인으로 명상의 시간도 기획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열렸던 오픈기념 이벤트 <비움의 공간, 연결의 시간> 프로그램은 명상이라는 UNIST 공간의 테마에 맞게 공간과 시간의 경험을 선물하기 위해 기획됐다. 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박종화 교수를 비롯해 카이스트 명상과학연구소 김완두 소장, 서울대 종교학과 성해영 교수 등 전문가와 함께 명상과 과학에 대한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자신에게 맞는 명상법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앞으로 지관서가는 10년 동안 100곳을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역 안에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쉬고 사색하고 독서와 책 이야기를 통해 지혜를 발견해나갈 수 있길 원한다. 특히 UNIST점은 울산시민과 유니스트 학생들 삶의 접점에 ‘비움의 공간, 연결의 시간’을 선물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止觀書架(지관서가)에서 언제든 편안한 시간이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