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3번째 개원기념일을 맞은 UNIST가 ‘국제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세계 100대 연구중심대학에’ 올라서기 위해 세계적으로 뛰어난 그룹과 교류하며, 연구와 교육 역량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세계 석학 및 글로벌 유수대학 총장 등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해외 학생파견 등의 사업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창업 부분에서도 미국 주요 도시의 벤처캐피털, 창업 인큐베이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해 곧바로 세계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용훈 총장은 지난 7월 말 미국의 주요 명문대와 창업 도시로 유명한 보스톤, 시카고 등을 방문했다. 선진적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향후 국제역량 강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다.특히 MIT 명예교수로 있는 서남표 박사에게 ‘총장 자문위원’을 제안해 수락을 받았다. 서남표 명예교수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공학담당 부총재를 맡을 정도로 국제 과학계의 인맥이 두텁고, 과감한 개혁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이 총장은 서 명예교수의 강력한 국제 네트워크를 소개받아 UNIST를 전 세계에 소개하고, 그들과 연결할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대학과 교환학생부터 공동연구, 교수 연구년 파견 등 다양한 제도를 구축해 UNIST의 국제협력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것이다. 총장 자문위원은 앞으로도 꾸준히 늘려 ‘해외석학자문단’처럼 꾸릴 계획이다. 세계 주요 대학의 총장부터 노벨상 수상자까지 국제적으로 역량이 뛰어난 사람들을 만나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들으면서, UNIST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데 참고할 예정이다.
총장 자문위원을 통해 구축된 네트워크는 교환학생 추진부터 교수들의 연구년 제도 등과 연계해 기관 전체의 국제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해외 대학이나 기관과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교수들의 연구년 파견기관으로 삼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총장은 “세계 100등을 하려면 그 안에 있는 대학과 교류하면서 서로 성장해야 하며,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려면 First Mover의 아이디어 교환그룹이 돼야 한다”며 “국제협력을 강력하게 추진해 ‘글로벌 유니스트(Global UNIST)’의 비전을 빠르게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창업 부분에서도 국제 네트워크는 중요하다. 지역에서 창업해 세계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 때문이다. UNIST는 미국 주요 도시의 벤처캐피털이나 창업 인큐베이터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UNIST에서 시작한 기업들이 바로 세계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내의 스타트업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UNIST 스타트업이 창업 인프라를 활용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처음부터 미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미국 시장 진출을 유도하는 전략을 생각해냈다. 지역에서 시작한 기업이 굳이 서울을 거쳐 해외에 진출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 총장은 “미국은 인수·합병(M&A)이 활발해 대도시 하나에서 100개 이상의 M&A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초기 단계에서부터 코칭하며 키운다”며 “우리는 그 생태계 안에 UNIST에서 출발한 기업들을 진출시키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UNIST는 개교 후 뛰어난 연구역량을 보이며 빠르게 성장한 연구중심대학”이라며 “이제는 국제협력의 단계를 높여서 세계적 수준의 대학이나 기관, 기업들과 협업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UNIST는 지난 7월 두 곳으로 해외 벤치마킹에 다녀왔다. 이용훈 총장과 배성철 바이오메디컬공학과 교수를 필두로 한 그룹은 미국 시카고와 워싱턴 D.C. 보스톤 등을 둘러보며 창업과 국제협력을 위한 활동을 했다.
이 그룹이 방문한 시카고에서는 바이오테크 산업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시카고는 세계 수준의 대학과 글로벌 의료회사와 다양한 인재가 모였지만, 창업을 위한 자본과 지원체계가 부족해 발전이 늦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생명과학 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창업지원기관이 등장하며 빠르게 발전했다. 이들이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넘어 임상, FDA 승인, 컨설팅까지 도우면서 관련 산업의 강자로 떠오르는 원동력이 된 것. 이 지역에는 학생들이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기관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 프로그램은 UNIST에 들어설 ‘챌린지융합관’ 운영에 활용할 계획이다.
UIC(University of Illinois at Chicago)에서는 CAVE2™ 라는 대규모 가상 현실 환경과 재활지원기관(Shirley Ryans AbilityLab)도 둘러보며 향후 챌린지융합관 설계에 추가할 부분도 살폈다. 이와 더불어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켄달 스퀘어(Kendall Square)를 방문하고 하버드-MITHST 프로그램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이명인 기획처장 겸 대외협력처장과 권순용 산학협력단장을 중심으로 한 그룹은 텍사스와 캘리포니아를 방문했다. 이들은 UNIST의 창업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텍사스의 명문대학인 라이스 대학교와 텍사스 대학교 오스틴(UTAustin)을 찾았다.
라이스 대학교에서 살펴본 기업가 정신과 혁신에 대한 체험 학습인 ‘릴리(Lilie, Liu Idea Lab for InnovationandEntrepreneurship)’와 학제 간 학부 엔지니어링 디자인을 위한 장소인 OEDK(Oshman EngineeringDesignKitchen)’는 향후 챌린지 융합관 구축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UT Austin에서는 기업가 정신 및 혁신 생태계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ATI(Austin Technology Incubator) 방문도 포함됐다. 또 학생들이 벤처에서 성공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론치패드(LaunchPad) 프로그램 등을 둘러보며 UNIST의 학생 창업 시스템 발전에 참고할 아이디어를 얻었다.
Q. 오늘날처럼 ‘과학기술 역량’이 국가의 경쟁력과 직결하는 시대에서 UNIST 같은 연구중심대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
A. 오늘날 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술 변화가 압도적일 수 있지만, 연구중심 대학이 혁신을 주도하고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최신 기술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이러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기술적으로 숙련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것이 UNIST와 같은 연구중심대학의 핵심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FIRSTMOVER를 꿈꾸는 UNIST의 젊은 과학자, 엔지니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과학, 기술, 혁신 분야의 글로벌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기 위해서는 명확한 목표와 비전이 있어야 혁신의 대상과 이유가 명확해지고 혁신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습니다. 성공적인 혁신은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에서 시작되지만 변화에는 도전이 따릅니다. 도약은 점진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발전과 성과가 있어야 가능합니다.